Insights | 이 도시를 주목하라! 딥테크와 아시아 브리지를 향한 베를린의 새로운 출발
- Doreen | 도린
- 30.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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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한때 유럽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스타트업의 중심지였다. 창의적이고, 저렴하며, 국제적인 도시. 하지만 팬데믹은 전환점을 찍었다. 그 이후로 창업 열기는 식었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위기는 자본 흐름을 끊고, 인재를 유출시켰으며, 지원 구조를 압도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 세계적 난민 이동의 여파가 겹쳤다. 행정, 주거, 교육 등 베를린의 많은 기반 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금 베를린에서 창업한다는 것은 야심 찬 환경에 들어선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과중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베를린은 점점 뒤처지고 있다. 뮌헨, 함부르크, 하이델베르크 같은 도시들은 딥테크 전략에 집중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베를린은 아직 회복 속도가 느리다. 독일 스타트업 연합에 따르면, 2024년 베를린에서는 498개의 스타트업이 설립되었는데, 이는 바이에른주보다 적은 수치다.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로 보면, 베를린은 하이델베르크와 뮌헨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대학과 연계된 생태계가 부상하는 가운데, 베를린은 뒤처지고 있다. 베를린 스타트업 중 대학의 지원을 받는 비율은 46%에 불과하며, 전국 평균은 56%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은 여전히 중심적인 도시다. 국제적인 매력, 다양한 인재 풀, 그리고 여러 유니콘 기업들이 그것을 입증한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배경에서 새롭게 조성된 ‘베를린 스타트업 펀드’는 딥테크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50개 초기 단계 기업에 1천만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도시의 혁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다.
하지만 베를린의 과제는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조적으로도 국제적 연결성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를 보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프랑크푸르트, 뮌헨, 함부르크에는 사무소를 운영하지만, 베를린에는 없다. 수도인 베를린은 오랫동안 문화적·정치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경제적으로는 애매모호한 도시로 간주되어 왔다. 대형 한국 기업의 존재는 미미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비중도 매우 낮다. 아시아의 여러 시장에서 베를린은 사실상 관심 밖이었다. 파리나 스톡홀름이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반면, 베를린은 오랫동안 명확한 연락 창구나 전략, 경제적 가시성이 부족했다. 한때 존재했던 베를린 KOTRA 사무소는 2012년에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폐쇄되었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각국 사절단 방문, IFA 전자 박람회 참여, 초기 스타트업 교류 등이 베를린의 국제적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이전의 Asia-Pacific Weeks에서 발전한 아시아베를린 서밋(AsiaBerlin Summit) 은 이제 베를린 스타트업 생태계와 아시아 혁신 허브를 연결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아시아 및 유럽의 창업가, 투자자, 정책 결정자들이 이곳에 모인다. 베를린은 국제적인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하길 원하지만,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따라잡아야 할 과제가 많다.
베를린은 이미지 문제가 아니다. 연결성의 문제다. 이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눈에 띄지만, 제도적 기반은 부족하다. 네트워크는 부재하고, 구조는 빈약하며, 아시아계 스타트업과 기관들은 여전히 드물다. 개방 의지는 존재하지만, 국제적 포부와 지역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2025 아시아베를린 서밋은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등록은 asia.berlin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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